‘한국청각장애인협회 사단법인화’ 거센 물결
‘한국청각장애인협회 사단법인화’ 거센 물결
난청인과 농아인 구분 시급... 복지부 "농아인협회 동의구하라" 일관
  • 남현우 기자
  • 승인 2016.07.12 16:37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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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 보듬언어행동발달센터 오은주 원장. 교육청 산하 한국난청인교육협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오 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단순청각장애인에 대한 분리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굿모닝충청 남현우 기자] “말할 수 있는 청각장애인도 있습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재활훈련과 사회 통합적 교육이지, 수화교육이 아니에요.”

세종시 아름동에 위치한 보듬언어행동발달센터 오은주 원장은 ‘인공와우수술’로 인해 ‘듣고 말할 수 있는’ 난청인들에게 수화교육을 강요하는 세태를 꼬집었다.

최근 ‘한국청각장애인협회의 사단법인화’에 대한 변화의 물결이 다시금 일고 있다.

‘농아인’과 ‘난청인’의 분리적인 지원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한국청각장애인협회 사단법인화’에 관련, 언어행동발달센터 원장이자 서울시교육청 산하 (사)한국난청인교육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오은주 원장을 만나봤다.

과학 및 의료 기술의 발달로 청각장애 치료 및 재활이 가능해져

오 원장은 "뇌에 전기적 신호를 보내 소리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인공와우수술’과 수술비에 대한 의료보험의 적용, 보청기의 기술 발달, 신생아 난청검사 시행 등으로 청각장애의 조기 발견 및 재활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면서 많은 청각장애인들이 구화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진행한 ‘2014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각장애인의 수는 31만여 명이며, 이중 92%가 말 또는 구화 등의 방법으로 소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난청인’의 비율이 늘고 ‘농아인’의 비율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에 따라 미국, 일본, 캐나다, 유럽국가 등 국제사회에서도 농아인 단체와 난청인 단체로 ‘이원화’시켜 운영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와우의 날' 기념행사서 농아인협회 직원 등 30여 명이 단상 점거, 반대시위 벌이기도

현재 청각장애인의 권익을 대변하는 곳은 사단법인 농아인협회. 이곳에서 진행하는 모든 지원사업은 청각 뿐만 아니라 구화에도 장애를 겪고 있는 농아인 위주여서, 구화를 사용하는 난청인이 오히려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이 오 원장의 주장이다.

오 원장은 "앞서 인용한 ‘2014년 장애인실태조사’에 집계된 농아인의 비중은 전체 청각장애인의 6%임에도 불구하고 농아인협회에서 진행하는 모든 교육프로그램은 수화교육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이는 ‘다수’의 청각장애인들이 ‘소수’에 의해 그 권익을 침해받는 것"말했다.

지난 2006년 1월 15일, 대한이비인후과학회와 인터넷방송 '사랑의소리'는 보건복지부의 인공와우 이식시술 건강보험 혜택 실시를 기념해 매년 1월 15일을 ‘인공와우의 날’로 제정, 행사를 추진했다.

이날 행사에서 농아인협회 직원 20여명과 지체장애인협회 회원 10여 명은 행사가 시작되기 20여분 전에 단상을 점거, 현수막과 피켓으로 ‘인공와우의 날’ 제정반대 시위를 벌이는 등 양 측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오 원장은 "농아인과 난청인의 상호존중의 시각이 필요하며, 난청인에 대한 구별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혀, 단순청각장애인에 대한 분리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해할 수 없는 보건복지부, “농아인협회의 동의를 구하라”는 태도 일관

이들이 처음부터 청각장애인협회를 새로 설립하고 농아인협회와 분리 운영을 지향한 것이 아니었다.

오 원장을 비롯한 난청인교육협회 측은 농아인 위주의 문화와 각종 관련 지원사업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보건복지부 신문고에 “농아인협회를 청각장애인협회로 개명하고 단순청각장애인에 대한 부서를 설치해 운영하자”고 건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건의안에 대해 농아인협회는 거부의 의사를 내비쳤고, 이에 2011년 7월 청각장애인협회 총회를 개최, 법인화를 준비중이다.

오 원장은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은 청각장애인 단체를 제외한 산하 장애인단체의 복수화는 승인·운영중에 있음에도 청각장애인에 한해서만 거부하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또 “이미 지체장애인협회, 시각장애인협회, 각종 의료협회 등의 단체에서 성명서와 동의서를 받은 상태”라며 “보건복지부의 방관적인 태도와 농아인협회의 무조건적인 거부의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농아인협회에 지원되는 정부자금은 4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각에서는 “지원금이 줄어들까봐 동의하지 않는 것이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단법인화, 차별받지 않는 사회제도와 인식을 위한 노력으로 보아야"

오은주 원장은 “난청인들이 농아인에 대한 비하적 인식을 바탕으로 협회 분리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며 “오히려 그들이 기득권적 문화를 단순청각장애인에게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난청인들에 대한 실질적·효율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그녀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영·유아의 청각 치료 및 재활지원과 일반학교의 통합 성공적 지원을 통한 교육권보장, 성인의 사회적 자립을 통한 생애 주기별 정책과 지원"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료기술의 발달로 청각장애인들의 일상소통이 가능해진 시점에서 본질적인 장애에 대한 치료를 거부하고 개선할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청각장애인이 사회와 동화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재활환경 등과 같은 사회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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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소중함 2016-08-31 12:08:58
보건복지부는 시대가 변하고 발전한다는것을
잊고 사는건 아니겠지요.
듣는데 여려움이 있고 말하는데 이상이 없는 그들의 가슴에서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신도화평강 2016-07-23 07:39:06
복수화해서 운영중이면서 청각장애인에 한해서만 거부하는 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할 수 있고, 해야하는데 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닙니까?

인공와우 이식시술 건강보험적용하게 바꾸셨잖아요.. 와우수술은 지지하지만 와우수술로 들고 말할 수 있게 된 사람들 수화로 대화하라고 하시는건가요?
청각장애인의 92%가 말이나 구화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으면 그들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게 맞는 것 아닌가요?

힘이되는 평생친구 보건복지부! 말로만 하지 말고,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 할 수 있는 것, 해야하는 것들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신도화평강 2016-07-23 07:24:24
내 아이가 듣지 못하는걸 알았을 때 기분이 어떨까요?
그게 인공와우수술로 치료/재활이 가능하고, 그렇게 아이가 엄마, 아빠를 말하기 시작하고 희망을 가지게 되었는데 수화를 쓰라구요? 무!엇!을! 위해서요?

장애인복지법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발생을 예방하고, 장애의 조기발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며,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고", 보호가 필요한 장애인을 보호하여 "장애인의 복지를 향상시킬 책임을 진다."라고 되어있습니다.

법에서도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도록 명시하고 있는데 청각장애인 단체를 제외한 산하 장애인 단체는

이미미 2016-07-23 00:32:41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참으로 분통터지네요.
와우수술이 뭔지는 알고 계시는거죠?,
충분히 친구들과 소통이 됩니다. 충분히 교감을 나눌수 있단말입니다. 듣고 말할수있는데, 수화라니요?! 수화를 하지않으려고 수술을 한건데, 본인들의 자녀라도 그렇게 나오실껀가요?, 모두들 희망이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사기를 꺾는일이 당신들 하는일인건가요?! 부디, 허튼곳으로 가지마시고, 재활에 힘써주세요.

서기홍 2016-07-22 23:06:03
모든사람의 생각이 다르다는것은 그사람이 살아온 환경의 산물입니다.

현재의 복지정책이 변화하는 현대사회의 흐름에 편승하지 못한것은 지금까지 해온 정책의 산물인거죠.

현대사회의 의학발달에 따른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것은 보건복지부와 농안인협회의 아집으로만 보여집니다.

변화와 시대흐름에 따라가지못하면 결국 2류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시대흐름에 편승하는 정책을 펼치는 보건복지부가 되어주시길 간곡히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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