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5일 발표된 부산KBS 및 국제신문 공동 의뢰로 실시한 한국리서치의 동부산 지역 2개 선거구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그간 부촌 지역으로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에서도 국민의힘이 흔들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의 양대 부촌이라 할 수 있는 센텀시티, 마린시티가 있는 곳이자 하태경 의원이 3선을 지낸 해운대갑마저도 위태위태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먼저 부산 남구부터 살펴보면 이 선거구는 이번 총선부터 신설된 선거구로 본래는 남구갑과 남구을 2개 선거구로 이루어졌으나 남구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결국 단일 선거구로 합구되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남구을 현역 의원인 박재호 의원이 출마했고 국민의힘에선 남구갑 현역 의원인 박수영 의원이 출마해 현역 의원 간 빅매치가 성사됐다.
기본적으로 이 선거구는 과거엔 한 때 보수 진영의 대권 잠룡이었던 김무성 전 의원이 무려 4선을 지낸 곳인데다 부촌인 용호동(1~4동)과 노년층 인구가 많은 문현동(1~4동) 또 저개발 부둣가 지역인 용당동, 우암동, 감만동(1~2동)까지 이번에 하나로 묶였기에 보수세가 강한 곳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후보에게 다소 불리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후보가 44%, 국민의힘 박수영 후보가 42%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 초박빙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앞서 발표되었던 부산MBC 및 부산일보 공동 의뢰 여론조사에서도 박재호 후보와 박수영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수치의 차이는 있으나 여전히 혼전 중임을 알 수 있다.
당선 가능성 조사에선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후보와 국민의힘 박수영 후보 모두 41%로 동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정당 지지율 조사에선 더불어민주당이 32%, 국민의힘이 44%로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밖인 12%p 차로 더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박재호 의원이 인물론을 내세우며 불리한 구도 속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결과다.
그 다음은 부산 해운대갑이다. 이 선거구는 지난 20대 총선 때 신설된 선거구인데 우동(1~3동)과 중동(1~2동), 좌동(1~4동), 송정동이 여기에 속한다. 과거 부산 해운대구·기장군 갑 선거구에 속했던 우동(1~3동)과 중1동, 해운대구·기장군 을 선거구에 속했던 중2동과 좌동(1~4동), 송정동을 합쳐 신설한 선거구라 할 수 있다.
부산의 양대 부촌이라 할 수 있는 센텀시티(우2동)와 마린시티(우3동)가 속해 있어 부산 내 18개 선거구 중 가장 보수 성향이 강한 곳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마린시티라 불리는 우3동은 부산에서 더불어민주당 바람이 강하게 불었던 2017년 19대 대선과 2018년 7회 지선 때에도 더불어민주당이 끝내 이기지 못했을 정도로 보수 정당 절대 강세 지역이다. 다만 해운대신시가지 지역인 좌동은 상대적으로 보수세가 약하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전직 해운대구청장 출신 홍순헌 후보가 단수공천을 받아 출마했고 국민의힘에선 현역인 하태경 의원이 서울 중구·성동구을로 지역구를 옮겼고 대신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이 단수공천을 받아 출마했다. 정치 지형 상으로는 국민의힘에 유리하지만 홍순헌 후보 또한 구청장 시절 대한민국 자치발전 대상을 수상하는 등 구정에 대한 여론이 나쁘지 않았기에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다.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홍순헌 후보와 국민의힘 주진우 후보가 43% : 39%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부산 내 대표적인 부촌으로 부산 18개 선거구 중 가장 보수 성향이 강한 곳 중 하나인 해운대갑마저도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난 11일 발표된 부산MBC 및 부산일보 공동 의뢰로 실시한 KSOI 여론조사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후보가 51.3% : 41.9%로 더불어민주당 홍순헌 후보를 9.4%p 차로 앞서고 있었다는 것이다.(3월 8일~9일까지 부산 해운대갑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실시,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4.4%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론조사기관과 조사 방법이 다르기에 무작정 1 : 1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부산 해운대구도 더 이상 국민의힘이 안심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서 “수도권은 물론이고 부울경도 위험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달리 나온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인 셈이다.
다만 당선 가능성 조사에선 더불어민주당 홍순헌 후보가 33%, 국민의힘 주진우 후보가 52%로 여전히 주 후보가 19%p 더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율 조사에선 더불어민주당 29%, 국민의힘 42%로 나타났는데 결국 홍순헌 후보가 불리한 구도 속에서도 인물론으로 선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동부산 지역 2개 선거구 여론조사는 부산KBS 및 국제신문 공동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부산 남구, 부산 해운대갑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각 선거구별 500명)을 대상으로 3월 21일부터 24일까지 실시했다. 조사 방법은 전화면접조사이며 응답률은 12.8%~14.6%이다. 각 선거구별로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4.4%p이다.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기 바란다.